[데스크 칼럼] 억만장자 '우주전쟁'과 누리호

입력 2021-10-17 16:42   수정 2021-10-18 01:59

1960년대 미국 인기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제임스 커크 선장을 연기했던 90세 노배우 윌리엄 섀트너가 우주여행의 꿈을 이뤘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이끄는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지난 13일 미국 텍사스주 밴혼 발사장에서 섀트너를 태운 ‘뉴 셰퍼드’ 로켓 우주선을 발사했다. 섀트너는 “믿을 수 없고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오한 경험이었다”며 감격에 벅차 눈물을 글썽였다.

블루오리진은 앞서 지난 7월 20일 베이조스 등 민간인 4명을 태운 우주선을 쏘아올렸다.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불리는 고도 100㎞ ‘카르만 라인’을 넘어 약 3분간 중력이 거의 없는 상태를 체험하고 지구로 복귀하는 여정이었다.
우주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
블루오리진은 우주관광 사업을 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세운 스페이스X,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갤럭틱과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블루오리진보다 9일 앞서 버진갤럭틱이 우주관광 시범 비행에 성공했다. 브랜슨은 5명의 탑승객과 함께 우주선 ‘VSS 유니티’를 타고 고도 88㎞까지 올라가 4분간 무중력 경험을 한 뒤 돌아왔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15일 우주선 ‘크루드래건’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인류 최초로 모두 민간인으로 이뤄진 첫 우주여행이었다. 경쟁하는 두 업체보다 2개월 늦었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멀리(약 575㎞) 쏘아올린 기록을 세웠다. 우주에 체류하는 시간도 사흘이나 돼 진정한 의미의 우주여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주관광을 둘러싼 억만장자들의 경쟁을 놓고 일각에선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변화로 많은 사람이 신음하는데 갑부들은 한가하게 비싼 놀이기구를 탄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우주여행은 기업들의 기술력 검증의 장이란 의미가 크다는 의견이 많다. 짐 브리든스타인 전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민간 기업인들이 인류를 더 많이 우주로 이동시키기 위해 거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미래의 인류 우주정거장은 민간이 소유하고 운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3500억달러였던 우주산업 규모는 2040년 1조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 민간기업 적극 지원해야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는 우주관광을 넘어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이미 대형 로켓 ‘뉴 글렌’을 통해 민간인과 화물을 우주 궤도까지 올리는 더 먼 거리의 상업용 우주 비행을 추진 중이다. 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기 위해 착륙선 ‘블루문’도 개발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향후 화성 유인 탐사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도 11년7개월 동안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를 오는 21일 오후 4시 쏘아올린다. 엔진 설계와 제작, 발사체 조립, 발사 운용체계, 발사대까지 모두 자체 개발한 우주발사체가 처음 발사되는 것이다.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자국 기술력으로 중대형 우주발사체를 개발한 국가로 발돋움한다.

누리호는 국내 우주항공 관련 기업 300여 곳이 힘을 모아 만든 합작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핵심인 엔진을 국산화했고, 두원중공업은 구조체 제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정부가 이끌어왔던 일을 이제 민간 기업이 맡아야 하며 정부도 지원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우주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기업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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